레빈.키티
두번째 생일 본문
바이올린을 연습하러 학원에 갔다가 피아노만 주구장창 치고 오는 날이 있다. 보통 그런 날들은 특정 곡에 꽂히는 날이다. 따라서 오늘은 손가락만 살짝 풀고 바이올린을 연습했어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우연은 정말 우연처럼 일어나는 법이다.
분명 어제 밤까지만 해도 나의 별다방 생일쿠폰이 오늘까지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아침에 마실 예정이었다. 하, 하지만 월요일은 너무 잔인한 요일이다. 심난한 나의 마음 속에 별다방은 새하얗게 사라졌다. 십년전이었다면 공부보다 먼저인 별다방 라떼였을 텐데!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다시한번 실감해본다.
기프티콘이 우연히 연습 중에 떠올랐을때 어떻게 해야 할까? 1분 정도 고민하다가 당장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주는게 어떨까 싶어서 단톡방에 올려보았다. 하지만 응답이 없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건 내 생일 쿠폰이다. 친애하는 스타벅스가 나에게 준 생일 선물이다. 예의 바른 사람이라면 응당 본인이 가서 마셔야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피아노 연습만 20분동안 하다가 빠르게 바이올린은 만져보기만 하고 별다방으로 뛰어간다. 카페 라떼를 테이크아웃으로 마시는게 얼마만일까? 그동안 스타벅스와 커피는 그냥 공부감 또는 일감과 함께하는 들러리 같은 존재였는데. 이렇게 사용하는 생일 쿠폰도 훌륭한 생일 선물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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