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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빈.키티

재택근무 중 몇 가지 소회 본문

일기

재택근무 중 몇 가지 소회

햇.빛 2020. 2. 28. 16:55

 

1.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중이다.

 

  생각만큼 그렇게 좋지는 못하다. 출근시간 만큼 늦잠잘 수 있고, 지하철을 안 탈수 있다는 점이 눈에 보이는 장점이다. 오히려 회사에서는 출근 후에는 마음 편하게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업무도 하고 딴 짓도 할 수 있었다면, 집에서는 무엇을 해도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근무 중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카톡이 오는지 계속해서 살펴봐야하고, 업무 요청도 즉시 처리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자유를 나 스스로가 제한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나쁘다.

 

  어쩌면 나는 자유를 사랑하는게 아닐 수도 있다. 자유를 쟁취하는 행위를 즐기고 있는 것 아닐까?

 

 

2.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았다. 마치 금새라도 벚꽃이 필 것 같은 따뜻하고 청명함이 나에게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한 기운은 어떤 동네던 예뻐보이게 만든다. 어제의 양재에 왔다면 양재라는 동네가 맘에 안든다는 여자친구도 하루쯤은 예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어제는 산책하면서 나의 첫 나홀로 해외여행인 오사카-교토 여행이 아른거렸다. 6년 전 이맘때 쯤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한적한 교토의 풍경이 어제와 꼭 닮았다. 홀로 철학의 길을 한시간동안 설렁설렁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취업인지, 대학원인지. 어떤 전공을 살려야할 지. 당장 원서는 어떻게 쓸지. 하지만 그 때는 어떠한 답도 내지 않았다. 답을 낼 수가 없었다. 어느 분기점부터 여행은 여행에 충실해야한다고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문제만 잔뜩 수첩에 적어놓고 그 여행은 끝이 났다.

 

  6년 후에 나는 과연 성장했는가? 과거의 고민거리들은 이미 자연스럽게 선택을 하고 해소가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했냐는 질문에는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다. 그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그 공허함을 종종 느낀다. 사회적으로는 성장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습이 과연 내가 원하던 모습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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