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크리스마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은?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는 스타벅스이다. 할로윈도 가기 전인 오늘 스타벅스에 앉아있으니 온종일 캐롤만 나오고 있다. 꼭 크리스마스가 아니라도 음악 그 자체로 캐롤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이른 감이 있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니. 여름의 온기가 채 다 가시지도 않았는데.
작년 이맘때에 읽던 책을 다시 읽어볼까 한다. 홋카이도 놀러가면서 관련 예술 작품을 두 개 감상했었는데 하나가 러브레터, 다른 하나가 빙점이다. 우선 러브레터부터 말해보자면 영화 자체도 너무 좋았고 (정작 오타루의 그 느낌은 많지 않았지만) 특히 OST에 한동안 꽂혀서 피아노로도 연습했었다. 그에 비해 빙점은 기차에서 책을 완독해서 그럴까?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생각이나고, 아무래도 작품성은 조금 떨어진다고 하지만 "속 빙점"이라는 후속작까지 읽어야 미우라 아야코의 의중을 완벽히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캐롤하니까 말인데 요새 반주 연습하면서 찬송가의 캐롤들 (105 ~ 125) 을 연습하고 있다. 예배 전에 한 곡씩 연습하고 있으면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 피아노는 나 자신이라는 훌륭한 청중이 있어서 언제든지 연주를 즐길 수 있지만 다른 청중과 함께라면 살짝 부담되기는 하지만 더 힘이 난다!
여당믕로 여의도 CGV 안에는 낡은 피아노가 한 대 있는데 가끔 영화보러 가면 신경 안쓰는 척하면서 슬쩍 러브 어페어 OST를 치고 온다. 아무도 박수를 쳐주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거기에 있는 아르바이트생 부터 해서 다 내 음악을 들었을 것이다. (귀에다가 소리를 집어 넣는 다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그 분들에게는 청각 테러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유쾌한 기억들이다:)